SK의 IT자회사 SK스퀘어가 29일 코빗과 온마인드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를 두고 SK가 미래를 앞당겨 메타버스 선도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 SK의 생각을 한마디로 하면, “돈 버는 메타버스 만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사실 SK는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고 한다. 본업인 통신 사업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라고 하는데, 실제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는 2019년에 메타버스 플랫폼 ‘점프 버추얼 밋업’을 선보였고 올 7월에 그 이름을 '이프랜드(ifland)'로 개편 출시했다.
이프랜드는 스마트폰에서 3차원(3D) 아바타로 각종 행사, 모임,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네이버의 제페토(ZEPETO)와 비교되는 앱으로, 현재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360만 건을 넘었다고 한다.
그런 SK가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 3D 아바타 제작업체 온마인드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뭘까?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는 3차원 현실을 온라인 가상 세계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니 그 속에서 3D 아바타 기술은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일 것이다. '보이는 곳'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거라곤 완벽하게 잘 구성된 가상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잘 만들어진 아바타의 모습과 동작들이 될테니까.
그렇다면 코빗은 왜? 얼핏 SK가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나 생각이 들지만 그건 아니라고 SK측에서 분명히 못 박았다. 대신 코빗이 갖고 있는 가상자산 처리의 노하우를 가져오고 싶었을 것이다. 어차피 지금의 메타버스는 그 기반에 블록체인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메타버스를 현실에 비유하면, 블록체인은 메타버스 세상의 은행이자 금융 인프라가 되기 때문이다.
금융 인프라 없이 경제 행위가 일어날 수 없고 그러면 SK가 말하는 "돈 버는 메타버스"도 될 수가 없다. 또한 요즘 유행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역시 취급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코빗이 필요하다.
물론 아직은 SK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가 어떤 블록체인에 기반을 둘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블록체인을 만들지 알 수는 없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코빗의 기술력을 활용해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네이버의 라인(LINE)이나 카카오의 클레이튼(Klayton) 같은 블록체인이 SK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더리움(Etherum)이나 솔라나(Solana) 같은 기존 블록체인도 고려하겠지만, SK의 사업 기반이 주로 국내에 맞춰진 점을 생각했을 때 아마도 자체 블록체인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일까? SK스퀘어 관계자는 한 기사에서 “코빗에 대한 투자는 암호화폐 거래 사업 자체에 초점을 둔 건 아니다”며 “이프랜드의 경제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프랜드 안에서 경제적 거래가 일어나려면 자체 암호화폐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런 시스템 구축에 코빗의 블록체인 기술이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내 아바타 · 아이템 등을 NFT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코빗과의 협업이 힘이 될 전망이다. 코빗은 올 5월부터 자체 NFT거래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스퀘어 자회사인 웨이브, 플로 등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NFT를 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프랜드에서 한 사용자가 제작한 가상 의류 NFT가 수백만원에 팔린다."
"MZ세대 사이에서 인플루언서로 떠오른 가상 인간 BTX가 이프랜드에서 팬미팅을 연다."
SK스퀘어는 이프랜드를 통해 이런 미래를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미래를 상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과연 SK는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이프랜드가 코빗, 온마인드와 함께 만들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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